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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에게 이별을 통고하고

어젠 술을 잔뜩 마셨더랬다.

우울해서이기도 하고

'친구사이' 후배 중에 외국에 자원 봉사를 떠나는 녀석이 있어서 환송회를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여하튼 술을 많이 마시니까

더 슬퍼져서 길거리에서 엉엉 울었다.

내가 이별을 통고하고

서럽게 운다는 것이 이율배반적이지만

처리를 사랑하지 않아서이지

처리를 미워하기 때문에 혜어지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처리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죄책감과

처리에 대한 그리움(혹은 정) 때문에 가끔씩 너무 슬퍼진다.

 

'친구사이'후배이기도 하고 블로그 이웃이기도 한 후배와 인정옥에게

조언을 구했다.

두 사람 다

"사랑이 떠났으면 처리를 위해서도 형을 위해서도 혜어지는 게 맞다"는 얘기를 했다.

그리고 처리에게 전화도 하지 말고

전화가 와도 받지 말고

"그 어떤 여지도 주지 말라" 고 했다.

때때로 위로의 전화라도 하고 싶지만

"그건, 난 이렇게 착해"라는 자신을 위한 위안이기 때문에

처리를 더 괴롭히는 일이라고...

정옥이는 자기가 대신 만나서 위로해 줄테니

절대 연락하지 말라고 했다.

 

일요일이면 처리와 함께 보냈었다.

아침에 눈뜨면 내 옆에 누워 있었고

같이 밥을 먹고 놀기도 하고...

혼자 있는 일요일은 너무 낯설고

또 그로 인해 우울했다.

처리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난 정말 벌 받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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