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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구혼, 그 후

광수의 영화/사랑은 100℃ 2009/12/11 10:50 Posted by 김조광수

언젠가 블로그에 썼던 것처럼 캐스팅은 마치 사랑의 작대기 같다.

사랑을 찾아 사람들을 둘러보고 공개 구혼도 해보지만

마음에 맞는 상대를 구하기가 너무나도 어려울 뿐더러

마음에 딱 드는 상대를 만났다 해도

작대기가 서로를 향하지 않으면 항상 불발로 그치게 된다.


공개 구혼.

나의 새로운 영화 '사랑은 100도씨'에 출연할 배우를 찾는다는 광고를 영화잡지에 내고

또 블로그에도 공개를 했지만

아직 마음에 드는 배우를 만나지 못했다.

이메일로 많은 신인배우들이 자기의 프로필과 소개서를 보내왔었지만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배우는 없었다.

내가 분명히

키는 175cm 이하,

몸무게 60kg 이하,

피부가 하얗고 귀여운 모범생 스타일.

20세가 넘은 성인이지만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동안.

이렇게 떡하니 적어 놓았었다.

그런데 키도 얼굴도 몸무게도 동안도 아닌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어쩔 수 없이 모두 패스.

지금껏 만나 본 사람이 한명도 없다.

이러다가 배우를 못구하는 게 아닌가 싶어 조바심이 난다.

'사랑은 100도씨'는 꼭 겨울에 찍고 싶은데,

1월까지는 배우를 찾아야 하는데,

걱정이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배우를 찾기 전까지는 촬영하지 않을 생각이다.

소소만도 친구사이?도 그랬지만

이번 영화는 정말 배우의 이미지가 중요하다.

범상치 않은 장면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이고

그 장면이 통속적으로 비춰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아, '파라노이드 파크'의 주인공처럼 생긴 아이를 찾는 건 불가능하단 말인가?


며칠 전에 어떤 신인배우가 프로필을 보내왔었다.

얼굴은 내가 원하는 이미지에 가까웠다.

눈이 반짝.

하지만 키가 너무 컸다. 180.

그래도 한번 만나 볼 마음으로 전화 통화를 했고 금요일 오후에 오디션을 보기로 했다.

그런데 어젯밤에 갑자기 매니저라는 사람이 전화를 했다.

보름 전부터 매니저 일을 본다는 그 분은 어떤 걱정이 됐는지는 몰라도

오늘 보려던 오디션을 일단 연기하고 따로 날짜를 잡자고 했다.

갑작스런 얘기에 내 기분이 상했다.

매니저 얘기도 처음 들었던 거고

매니저가 있으면 오디션 보기로 한 사간 장소에 같이 나오면 되지

따로 약속을 하자는 것도 약간 불쾌했다.

그래서 그냥 보지 않겠다고 말해 버렸다.

어차피 내가 생각한 것보다 키가 커서 딱 마음에 드는 것도 아니었는데,

벌써부터 매니저가 아렇게 중간에 끼어 들어 약속을 바꾸는 거라면

나중에도 순조롭지 않을 것 같았다.

엄마가 반대해서,

회사가 반대 해서,

캐스팅이 불발이 되었던 '친구사이?' 때가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젯밤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영화를 찍는 건 정말 감정의 진폭이 너무 큰 일이다.

별 것 아닌 일에도 이렇게 상처를 받는다.

마치 사랑을 하는 사춘기 소년 같다.

연애편지를 박고 가슴 설레여 하다가

전화 통화를 하고

이제 만나기로 마음 먹고 두근두근 기다리다가

그의 형이 불쑥 전화를 해서 못 만나게 된 것 같은 그런 마음이다.

아, 내 짝을 언제 찾을 수 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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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hine  수정/삭제  댓글쓰기

    틀에 박힌 고정관념.......
    메니져의 생각이 빤히 보이는....

    2009/12/11 11:07
  2. BlogIcon 케이  수정/삭제  댓글쓰기

    앗 키는 맞는데 피부가 안좋아서 포기. 잇힝요 히히

    2009/12/11 11:40
  3. 신혜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 힘내세요!! 감독님!! 정말 좋은 배우를 만나려고 그러는 걸꺼예요!

    2009/12/13 03:14
  4. BlogIcon 비월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헝헝.. 힘내세요~!! 대박대박대박 ㅋㅋㅋㅋ

    2009/12/14 21:44
  5. 밤하늘별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독님, 힘내세요!! 힘든만큼 감독님 맘에 쏙~ 드는 배우를 만날수 있을거예요..
    "사랑은100도씨"도 기대하고 있답니다~ 아자아자!!

    2009/12/2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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