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국회에서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을 '폭행'한 혐의로 부산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이정이(68) 공동대표를 지난 1일 구속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여옥 의원 측은 눈이 깊숙이 찔리고 5~6명이 집단으로 폭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 함께 있던 목격자들은 "명백한 허위·과장 주장"이라며 정면 반박하고 있다. 현재 전 의원은 뇌진탕, 각막손상, 다발성 찰과상, 두뇌타박상, 격막하출혈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민중연대 등 60여 개 사회단체가 긴급 구성한 '이정이 대표 석방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일 오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법원이 공정성과 형평성을 상실한 법적용을 했다"며 "이정이 대표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경찰, '전여옥 폭행' CCTV 왜 공개 못하나"
"5~6명 집단폭행? 20초도 안 되는 실랑이였다"
이정이 대표의 공동변호인을 맡은 최병모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 전반에서 전여옥 의원과 이 대표의 주장이 상반된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어느 쪽 주장이 진실인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사건이 단순폭행에 지나지 않고, 목격자 진술이나 당시 정황을 종합해보면 이 대표의 주장이 사실에 훨씬 가깝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책위에서 정리한 사건의 전개는 이렇다. 지난 달 27일 이정이 대표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전여옥 의원이 발의하겠다고 밝힌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이들은 국회 본관 출입구에 도착했지만, 여야 간의 대치 국면으로 인해 출입제한조치가 내려져 있었고, 참가자들은 (출입구 근처) 민원실 로비에 있는 의자에 앉아 일정을 논의했다.
그러던 중 낮 12시 50분경 본관에서 전여옥 의원이 걸어나왔고, 이를 본 이정이 대표가 전 의원에게 가서 "어떻게 이런 법을 만드려고 할 수 있느냐"고 말하며 항의했다. 그러나 전 의원이 대화를 거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정이 대표는 2회 정도 전 의원을 밀쳤다.
소란이 벌어지자 그때까지 전 의원이 나타난 사실을 몰랐던 일행이 나서서 이 대표를 만류했고, 국회 경위도 전 의원을 떼어내 국회 본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전여옥 의원이 나타나 실랑이가 벌어진 때부터 다시 본관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시간은 20초도 걸리지 않았으며, 전 의원은 걸어서 본관 안으로 사라졌고 이 대표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계속 로비에 앉아 회의를 한 뒤 점심식사를 위해 국회 후생관으로 이동했다.
이후 이정이 대표 등 일행은 식사를 하며 후생관에 1시간 정도 머물렀다. 오후 2시경 버스를 타기 위해 이들이 후생관 밖으로 나왔을 때 갑자기 십 수명의 사복 형사들이 참가자들을 덮치면서 이 대표를 끌고 가려고 했다. 곧이어 영등포경찰서장을 비롯해 영등포서 간부경찰이 대거 나타났고, 수십명의 정복 경찰이 추가로 투입돼 이 대표를 사지를 들어 강제연행했다. 이때 시각이 2시40분경이었다.
"경찰, 객관적 증거 내놓지도 못하면서 전 의원 주장만 따라"
대책위는 "실랑이 당시 현장에는 다수의 국회경위가 있었다"며 "만약 전 의원 주장대로 심각한 폭행이 벌어졌다면 가해자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이 상식이겠지만, 이 대표는 이후에도 20분 가까이 현장에 남아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여옥 의원은 실랑이가 벌어진 직후 걸어서 본관 안으로 들어갔다"며 "당시 촬영된 동영상도 전여옥 의원의 행동거지가 폭행을 당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정상적인 상태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책위는 전 의원의 진술이 계속 바뀌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사건 직후 전여옥 의원실에서는 언론에 '별 부상은 없다'고 답했다가 몇 시간 후에는 '폭행을 당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 '눈을 후벼팠다'고 말을 바꾸기 시작했으며,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 의원이 제출한 병원 소견서에는 '전치3주'라고 되어 있다.
또 대책위는 "경찰은 전 의원이 폭행당했다는 주장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며 "그러나 객관적 증거는 하나도 내놓지 못한 채 전치3주의 소견서가 전부이며 나머지는 모두 전 의원의 주장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경찰은 초기에는 CCTV를 분석하고 있다고 하다가 폭행 정도가 심하다는 주장을 한 후부터는 CCTV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며 "국회본관의 CCTV 설치 상태를 볼 때 당시 장면이 촬영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긴급체포, 구속, 수사본부…뭐하는 건가"
최병모 변호사는 "경찰은 상황이 정리된 후 2시간이 지난 뒤 오로지 전여옥 의원의 주장만을 근거로 수십 명의 경찰을 동원해 이 대표를 강제연행했다"며 "현행범에 해당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긴급체포의 요건도 갖추지 않은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과잉대응"이라고 지적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긴급체포의 대상으로 되는 것은 3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사건이다.
최 변호사는 "법원이 이정이 대표에 영장 발부한 것도 적정한 결론이라 보기 어렵다"며 "수사에 의해 강제처분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해야 하는데, 불과 수십 초 정도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안이고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68세의 노인을 반드시 구속해서 수사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지금 경찰은 이 사건을 위해 50명으로 이뤄진 수사본부를 꾸렸다고 한다"며 "경찰과 전여옥 의원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할 생각이 아닌한 이런 수사본부를 꾸린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군다나 수사인력 50명은 우리가 진술자를 확보하는 동안 진술자를 한명도 확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국회본청의 CCTV를 공개하면 모든 사실이 밝혀진다"며 "경찰은 CCTV 화면이 없다고 하는데 화면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주장에 맞는 화면이 없는 것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말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은 경찰에 사지가 뒤틀려 끌려간 이정이 대표"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지금 검·경은 야당 국회의원이 폭행을 당한 경우에는 수사조차 하지 않으면서 여당 국회의원이 폭행을 당했다고 하니 흉악범죄인양 몰아가며 권력 줄대기에 여념이 없다"며 "이러니 권력무죄, 국민유죄라고들 말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보수언론, 전여옥 덫에 걸리다

▲ 민주노동당 부산시당과 동의대 5.3동지회, 부산여성회 등의 단체들은 28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정이 대표의 석방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이 사건은 ‘정치테러’가 아니다. 테러도 아니다.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그렇다. 그래서 사건수사는 좀 더 냉정해져야하고, 언론보도는 지극히 차분하고 겸손해져야 한다. 처음부터 극단으로 몰고 갔던 보도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리어 반성이 필요하다. 실체적 진실을 정확히 밝히면 된다.
가장 중요한 부위가 눈이다. 각막이다. 각막은 외부의 힘에 의해 손상을 입을 수도 있지만, 조금 심하게 표현하자면, 눈을 조금 세게 부비기만 해도 손상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제안한다. 각막사진을 언론에 공개하면 된다. 어느 정도 손상되었는지, 어느 정도 외력이 가해졌는지 충분히 분석해낼 수 있다.
물론 피해자에게는 가혹한 일이겠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우리 헌법이 정한 무죄의 추정을 받는 가해자의 입장에서도 당연한 권리가 된다. 가해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무죄 변론을 위한 중요한 증거다. 그 증거를 놓고 서로가 분석하면 되는 일이고,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쯤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된다.
언론보도에 낀 이념을 제거하고, 목적을 제거하고, 의도를 제거하고, 사건을 사건 그대로 정리하면 된다. 피해자가 호소하는 여러 상해부위가 있다. 마찬가지다. 영상촬영 의학사진이 있다면, 그 사진을 제한된 전문가들에게라도 제공하면 된다. 어차피 무죄를 다투게 되면 각종 의료기록은 상대방의 변호사 손에 들어가야 한다. 변호사는 진료기록 감정신청 등을 통해 진료기록을 입수하여, 제3의 의사에게 감정을 맡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분석을 맡기는 절차다. 이런 절차는 우리 형사소송 사건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보장하는 절차다.
물론 폭행 사건에 있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진술은 지극히 중요하다. 그것마저도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현재 언론의 보도는 그 수위를 훨씬 넘어섰다. 정치적으로 재단하고 정치적으로 평론한다. 스스로 의도를 가지고, 과장하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는 무관한 보도가 판을 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일부 보수언론인의 입장에선 뉴스가치가 너무나도 충분한 소재였을 수도 있다. 김대영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오직 현상유지를 위해 질서를 유지하려는 행정부의 단호한 법집행과 이에 대한 국민의 일사분란한 추종만”을 꿈꾸는 일부 보수언론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번 테러사건이야말로 이 땅에 법과 질서를 다시 세워야 하는 당위성을 웅변하는 중요한 증거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이들은 ‘깽판’ 국회라는 말을 노골적으로 사용했었다.
그래서 다시 김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공화주의를 혐오하는 한국의 속류 자유주의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부 보수언론인의 입장에서는 시민단체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할 수 있는 적절한 사건이었을 것이다. 역사 바로 세우기를 꿈꾸는 역사 왜곡주의자들 입장에서도 “이때다” 싶었을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디어법 반대투쟁에 대한 연대를 깨뜨리고, 국민의 관심을 잠시 흩뜨릴 수 있는 소재라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국민주권이란 ‘단지 4년에 한번씩 투표장에 가서 막대도장 한번 찍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라고 생각하는 일부 보수언론인의 입장에서라면 그러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들 중 극히 일부는 ‘기득권주의’와 ‘엘리트주의’로 무장한 채, ‘우리가 다 알아서 나라와 시민을 위해 그리고 선진화를 위해 결정한 일이니, 이번 미디어법은 좋은 법이다 그러니 국민 여러분은 그저 따라오면 된다’라고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미디어법에 대한 관심을 돌리고 싶었을 것이다. 물론 무리한 예측이고, 무리한 예단이길 희망한다.
화면이라도 있었으면 KBS사장님이라도 나서서 열심히 틀었을 텐데. 하필 CCTV화면은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 여기에다 예상치 못하게(?) 부산 민가협 동료 회원 4명에 대한 체포영장은 기각됐다. 처음 예상(?)과는 달리, 계획된 테러가 못 됐다. 피해자는 그날따라 국회사무처가 국회본관정문을 봉쇄하는 바람에 일반인과 같은 출입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국회사무처가 부산 민가협 회원들과 공모했을 리도 없고, 그 정보를 흘렸을 리도 없고, 또 다른 경로로 피해자가 그쪽 출입문을 통해 본관으로 들어가려 한다는 정보를 민가협 회원들이 미리 빼냈을 가능성도 없는 것 같다.
처음 보도에 비해, 피해자가 입었다는 고통에 비해 현재까지 의학적으로 표현되는 상해의 부위와 정도도 조금은(?) 덜한 것 같다. 가장 중요한, 범죄의 핵심인 고의성과 관련된, 더군다나 여러 사람이 공범으로 거론되는 범죄라고 공모의 시점과 가담범위와 정도도 처음 보도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사전에 철저하게 기획된 사건이라기 보다는 우발성이 좀 더 강한 것 같고, 나아가 폭행의 경위에 대한 진술이 워낙 엇갈리기 때문에 딱히 사건이 이렇다라고 단정짓기는 곤란한 사건이 돼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피습사건과는 사건의 경위나 도구나 사건직후 피해자의 태도가 너무나 다르다는 점도 사건을 이해하는 데 또다른 한 요소가 되는 것 같기도 한데...
그럼에도 이미 언론의 1신은 긴급보도의 형식을 빌어 엄청난 사건인 것처럼 보도되었고... 이렇게 본다면, 아무래도 보수언론이 사건의 초기판단을 잘못 했거나, 기사의 경중판단을 잘못 짚었거나 이러지 않았을까.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형사정책학에 피해자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사건을 이해하는 데는 피해자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학문적 표현이다. 오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굳이 중언부언 하게 될 수밖에 없다. 피해자의 말을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피해자성이라는 관점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실 혹은 신뢰 혹은 책임 정도 등을 정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학문의 한 분야이다. 실체적 진실을 정확히 밝히고, 피해자성을 정확히 추려내는 것이 가해자에게 적정한 그리고 꼭 필요한, 때로는 엄격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다시 중언부언하자면, 피해자를 통해서 가해자를 이해한다면, 또 다른 한 설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일부 보수언론이 어쩌면 이 사건의 덫에 걸린 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서둘러 이 사건이 잊혀지기를 바라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된다면, 맨 처음 보도태도와는 180도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희망 아닌 희망이 생겨나기도 한다. 봄날이기 때문이다.
전여옥 의원 측은 눈이 깊숙이 찔리고 5~6명이 집단으로 폭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 함께 있던 목격자들은 "명백한 허위·과장 주장"이라며 정면 반박하고 있다. 현재 전 의원은 뇌진탕, 각막손상, 다발성 찰과상, 두뇌타박상, 격막하출혈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민중연대 등 60여 개 사회단체가 긴급 구성한 '이정이 대표 석방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일 오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법원이 공정성과 형평성을 상실한 법적용을 했다"며 "이정이 대표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 ▲ 부산민중연대 등 60여 개 사회단체가 긴급 구성한 '이정이 대표 석방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일 오전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법원이 공정성과 형평성을 상실한 법적용을 했다"며 "이정이 대표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프레시안 |
"5~6명 집단폭행? 20초도 안 되는 실랑이였다"
이정이 대표의 공동변호인을 맡은 최병모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건 전반에서 전여옥 의원과 이 대표의 주장이 상반된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어느 쪽 주장이 진실인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사건이 단순폭행에 지나지 않고, 목격자 진술이나 당시 정황을 종합해보면 이 대표의 주장이 사실에 훨씬 가깝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대책위에서 정리한 사건의 전개는 이렇다. 지난 달 27일 이정이 대표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전여옥 의원이 발의하겠다고 밝힌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 이들은 국회 본관 출입구에 도착했지만, 여야 간의 대치 국면으로 인해 출입제한조치가 내려져 있었고, 참가자들은 (출입구 근처) 민원실 로비에 있는 의자에 앉아 일정을 논의했다.
그러던 중 낮 12시 50분경 본관에서 전여옥 의원이 걸어나왔고, 이를 본 이정이 대표가 전 의원에게 가서 "어떻게 이런 법을 만드려고 할 수 있느냐"고 말하며 항의했다. 그러나 전 의원이 대화를 거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이정이 대표는 2회 정도 전 의원을 밀쳤다.
소란이 벌어지자 그때까지 전 의원이 나타난 사실을 몰랐던 일행이 나서서 이 대표를 만류했고, 국회 경위도 전 의원을 떼어내 국회 본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전여옥 의원이 나타나 실랑이가 벌어진 때부터 다시 본관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시간은 20초도 걸리지 않았으며, 전 의원은 걸어서 본관 안으로 사라졌고 이 대표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계속 로비에 앉아 회의를 한 뒤 점심식사를 위해 국회 후생관으로 이동했다.
이후 이정이 대표 등 일행은 식사를 하며 후생관에 1시간 정도 머물렀다. 오후 2시경 버스를 타기 위해 이들이 후생관 밖으로 나왔을 때 갑자기 십 수명의 사복 형사들이 참가자들을 덮치면서 이 대표를 끌고 가려고 했다. 곧이어 영등포경찰서장을 비롯해 영등포서 간부경찰이 대거 나타났고, 수십명의 정복 경찰이 추가로 투입돼 이 대표를 사지를 들어 강제연행했다. 이때 시각이 2시40분경이었다.
"경찰, 객관적 증거 내놓지도 못하면서 전 의원 주장만 따라"
대책위는 "실랑이 당시 현장에는 다수의 국회경위가 있었다"며 "만약 전 의원 주장대로 심각한 폭행이 벌어졌다면 가해자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이 상식이겠지만, 이 대표는 이후에도 20분 가까이 현장에 남아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전여옥 의원은 실랑이가 벌어진 직후 걸어서 본관 안으로 들어갔다"며 "당시 촬영된 동영상도 전여옥 의원의 행동거지가 폭행을 당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정상적인 상태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대책위는 전 의원의 진술이 계속 바뀌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사건 직후 전여옥 의원실에서는 언론에 '별 부상은 없다'고 답했다가 몇 시간 후에는 '폭행을 당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 '눈을 후벼팠다'고 말을 바꾸기 시작했으며,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 의원이 제출한 병원 소견서에는 '전치3주'라고 되어 있다.
또 대책위는 "경찰은 전 의원이 폭행당했다는 주장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며 "그러나 객관적 증거는 하나도 내놓지 못한 채 전치3주의 소견서가 전부이며 나머지는 모두 전 의원의 주장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경찰은 초기에는 CCTV를 분석하고 있다고 하다가 폭행 정도가 심하다는 주장을 한 후부터는 CCTV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며 "국회본관의 CCTV 설치 상태를 볼 때 당시 장면이 촬영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 ▲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이정이 대표에게 '폭행'을 당한 장소라고 주장하는 국회 본관 입구. 사진 위쪽에 설치된 CCTV가 보인다. 이정이 대표 측은 "20초도 안 되는 실랑이가 벌어졌다"며 "당시 국회 경위와 직원 등 수십 명이 현장을 목격했고, CCTV를 확인하면 모든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레시안 |
"긴급체포, 구속, 수사본부…뭐하는 건가"
최병모 변호사는 "경찰은 상황이 정리된 후 2시간이 지난 뒤 오로지 전여옥 의원의 주장만을 근거로 수십 명의 경찰을 동원해 이 대표를 강제연행했다"며 "현행범에 해당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긴급체포의 요건도 갖추지 않은 사건에 대한 부적절한 과잉대응"이라고 지적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긴급체포의 대상으로 되는 것은 3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사건이다.
최 변호사는 "법원이 이정이 대표에 영장 발부한 것도 적정한 결론이라 보기 어렵다"며 "수사에 의해 강제처분은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해야 하는데, 불과 수십 초 정도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안이고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는 상황에서 68세의 노인을 반드시 구속해서 수사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지금 경찰은 이 사건을 위해 50명으로 이뤄진 수사본부를 꾸렸다고 한다"며 "경찰과 전여옥 의원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할 생각이 아닌한 이런 수사본부를 꾸린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더군다나 수사인력 50명은 우리가 진술자를 확보하는 동안 진술자를 한명도 확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국회본청의 CCTV를 공개하면 모든 사실이 밝혀진다"며 "경찰은 CCTV 화면이 없다고 하는데 화면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주장에 맞는 화면이 없는 것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말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사람은 경찰에 사지가 뒤틀려 끌려간 이정이 대표"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지금 검·경은 야당 국회의원이 폭행을 당한 경우에는 수사조차 하지 않으면서 여당 국회의원이 폭행을 당했다고 하니 흉악범죄인양 몰아가며 권력 줄대기에 여념이 없다"며 "이러니 권력무죄, 국민유죄라고들 말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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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악법을 반대하는 언론 노동자들의 투쟁 열기가 높아지면서, 한나라당과 족벌언론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협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언론악법이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언론자유를 유린한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족벌신문은 대자본과 신문의 방송 진출이 미디어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식의 근거도 없는 주장을 펴면서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으로 언론악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압박한다. 야당은 직권상정은 절대 안 된다면서 국회 상임위 점거 농성 등을 펼치고 있다. 언론악법을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김형오 국회의장과 전여옥의원이 눈길을 끈다. 김 의장은 한나라당과 족벌 신문으로부터 언론악법을 직권상정 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그에 대한 한나라당의 압박은 ‘의장 탄핵 추진’ ‘차기 총선 때 공천 배제’와 같은 노골적인 협박 공세와 함께 취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속도전 독려 속에 언론악법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김 의장에게 총 공세를 펴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언론악법에 대해 당내에서 조차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문방위위원장이 변칙적인 상성을 시도하는 반의회주의적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김형오 의장이 이런 점을 고려해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박수갈채를 받을 만하다. 그는 지난 연말연초 임시국회 당시에도 비슷한 일을 당했지만 의장으로써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전여옥의원은 어떤가? 그는 68세 할머니 민원인과 벌어진 ‘해프닝성 폭행사건’을 ‘민주화 추진 세력의 국회 폭행’으로 몰아가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전 의원의 언행은 조선, 동아일보 등의 족벌 언론에 의해 대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 의원은 자신이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과도하게 내세워 할머니 민원인과 벌어진 해프닝을 ‘어마어마한 사건’으로 몰아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그의 태도는 자칫 이 사회를 이념대립으로 몰고 가면서 불필요한 갈등을 크게 할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전 의원 쪽이나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 발생 직후 ‘민주화 운동 측 몇 명이 벌인 테러 발생’이라는 식으로 침소봉대 했지만 그 후 60대 후반 할머니가 피의자로 확인되었을 뿐이다.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는 28일 성명을 통해 "전 의원과 동의대가족대책위 할머니와의 접촉사고’를 전여옥의원은 왜곡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면서 "혈압이 높고 지병이 있는 70이 다 된 할머니를 테러범으로 몰면서, 전 의원은 병원에 누워 실명위기라는 등 생쑈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전 의원은 한나라당이 다수당이었던 15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입법된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10년 동안 인정된 사건을 재심의 하겠다는 내용으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해 민주화운동관련자 등이 강력 반발해왔다. 김형오 의장은 언론악법과 관련해서는 의회주의의 수위를 높이려는 노력을 보여 돋보인 반면 전 의원 폭행사건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사실 관계 확인 없이 취한 조치로 보여 유감스럽다. 언론악법을 둘러싸고 전국이 대쪽처럼 갈라진 상황에서 경찰도 민주주의에 역주행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경찰은 언론노조 위원장과 MBC 노조위원장에게 소환장 세계를 퍼붓는 방식으로 정치 경찰의 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언론악법 국면에서 경찰의 볼썽사나운 역할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국회사무처와 함께 국회 출입통제에 나서 야당 의원이나 당직자들을 힘겹게 만든다. 경찰은 지난 해 촛불집회, 시위는 물론 최근 용산참사에서 과잉 진압을 멈추지 않는 등 시민의 몽둥이가 된 지 오래다. 이런 경찰이 ‘전여옥 의원 폭행사건’을 부적절한 방향으로 키우는 일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 수사팀에 형사 50여 명을 투입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건 현장에 수명의 국회 경위가 배치된 상황에서 벌어진 한 순간의 해프닝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과잉충성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국회출입통제 지시가 내려져 경위 수명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벌어진 ‘접촉 사고’는 즉시 주변의 만류로 일단락되었다고 조광철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국장은 밝혔다. 이런 상황은 현장의 CCTV로 확인 가능할 터인데 경찰은 사건 발생 후 하루가 지나도록 CCTV의 관련내용을 공개치 않고 있다. 언론악법을 놓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매우 부적절한 태도를 고집하면서 전국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경찰 또한 권력의 시녀 같은 모습으로 전락했다. 지금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 집권층은 중산층, 빈곤층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세계 최고라는 불명예에서 보듯 복지 등 사회안전망이 턱 없이 부족하다. 청와대, 한나라당은 이런 점을 개선키 위한 정치를 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청와대 등이 방송마저 재벌들에게 퍼주기 하는 식으로 몰아붙이면서 발생한 오늘과 같은 비극적 사태는 불행한 일이다. |
보수언론, 전여옥 덫에 걸리다
보수언론 스스로 덫에 걸린 것 아닌가.
맨 처음에는 ‘신원 미상의 괴한 남성’이었다. 다음에는 ‘20-30대 여성들의 집단 폭행’이었다. 또 어느 곳에선 ‘5-6명의 여성’이었다. 그러다 68세(우리나이로 69세)의 할머니로 정리됐다. 물론 신문 어느 곳에도 할머니란 표현은 없다.
언론들은 괴한의 피습 또는 명백한 테러라고 했다. 알고 보니 백주 대낮에 그것도 국회 경비가 버젓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었다. 피해자는 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고 언론에 진술했다. 주먹으로 얼굴과 머리를 마구 때린 뒤, “눈을 뽑아버려야 돼”라며 왼쪽 눈을 찔렀다는 것이다. 피해자에게는 철저히 계산된 테러였던 것이다.
폭행시간, 폭행경위, 가담정도 모든 게 뒤죽박죽이다. 함께 그곳에 있었던 4명에 대한 체포영장은 기각되고 말았다.물론 모든 폭력에 반대한다. 철저히 반대한다. 왜 이런 빌미를 주게 되었는지 안타깝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마녀사냥’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지금 분위기는 과거 ‘빨갱이 색출하기’ 식의 ‘마녀사냥’ 꼴이 되어가고 있다. 역사의 전복(?)을 꾀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 민주노동당 부산시당과 동의대 5.3동지회, 부산여성회 등의 단체들은 28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정이 대표의 석방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이 사건은 ‘정치테러’가 아니다. 테러도 아니다.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종합하면 그렇다. 그래서 사건수사는 좀 더 냉정해져야하고, 언론보도는 지극히 차분하고 겸손해져야 한다. 처음부터 극단으로 몰고 갔던 보도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리어 반성이 필요하다. 실체적 진실을 정확히 밝히면 된다.
가장 중요한 부위가 눈이다. 각막이다. 각막은 외부의 힘에 의해 손상을 입을 수도 있지만, 조금 심하게 표현하자면, 눈을 조금 세게 부비기만 해도 손상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제안한다. 각막사진을 언론에 공개하면 된다. 어느 정도 손상되었는지, 어느 정도 외력이 가해졌는지 충분히 분석해낼 수 있다.
물론 피해자에게는 가혹한 일이겠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우리 헌법이 정한 무죄의 추정을 받는 가해자의 입장에서도 당연한 권리가 된다. 가해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무죄 변론을 위한 중요한 증거다. 그 증거를 놓고 서로가 분석하면 되는 일이고,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쯤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된다.
언론보도에 낀 이념을 제거하고, 목적을 제거하고, 의도를 제거하고, 사건을 사건 그대로 정리하면 된다. 피해자가 호소하는 여러 상해부위가 있다. 마찬가지다. 영상촬영 의학사진이 있다면, 그 사진을 제한된 전문가들에게라도 제공하면 된다. 어차피 무죄를 다투게 되면 각종 의료기록은 상대방의 변호사 손에 들어가야 한다. 변호사는 진료기록 감정신청 등을 통해 진료기록을 입수하여, 제3의 의사에게 감정을 맡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분석을 맡기는 절차다. 이런 절차는 우리 형사소송 사건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보장하는 절차다.
물론 폭행 사건에 있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진술은 지극히 중요하다. 그것마저도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현재 언론의 보도는 그 수위를 훨씬 넘어섰다. 정치적으로 재단하고 정치적으로 평론한다. 스스로 의도를 가지고, 과장하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는 무관한 보도가 판을 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일부 보수언론인의 입장에선 뉴스가치가 너무나도 충분한 소재였을 수도 있다. 김대영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오직 현상유지를 위해 질서를 유지하려는 행정부의 단호한 법집행과 이에 대한 국민의 일사분란한 추종만”을 꿈꾸는 일부 보수언론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번 테러사건이야말로 이 땅에 법과 질서를 다시 세워야 하는 당위성을 웅변하는 중요한 증거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이들은 ‘깽판’ 국회라는 말을 노골적으로 사용했었다.
그래서 다시 김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공화주의를 혐오하는 한국의 속류 자유주의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부 보수언론인의 입장에서는 시민단체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할 수 있는 적절한 사건이었을 것이다. 역사 바로 세우기를 꿈꾸는 역사 왜곡주의자들 입장에서도 “이때다” 싶었을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디어법 반대투쟁에 대한 연대를 깨뜨리고, 국민의 관심을 잠시 흩뜨릴 수 있는 소재라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국민주권이란 ‘단지 4년에 한번씩 투표장에 가서 막대도장 한번 찍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라고 생각하는 일부 보수언론인의 입장에서라면 그러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들 중 극히 일부는 ‘기득권주의’와 ‘엘리트주의’로 무장한 채, ‘우리가 다 알아서 나라와 시민을 위해 그리고 선진화를 위해 결정한 일이니, 이번 미디어법은 좋은 법이다 그러니 국민 여러분은 그저 따라오면 된다’라고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미디어법에 대한 관심을 돌리고 싶었을 것이다. 물론 무리한 예측이고, 무리한 예단이길 희망한다.
화면이라도 있었으면 KBS사장님이라도 나서서 열심히 틀었을 텐데. 하필 CCTV화면은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 여기에다 예상치 못하게(?) 부산 민가협 동료 회원 4명에 대한 체포영장은 기각됐다. 처음 예상(?)과는 달리, 계획된 테러가 못 됐다. 피해자는 그날따라 국회사무처가 국회본관정문을 봉쇄하는 바람에 일반인과 같은 출입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국회사무처가 부산 민가협 회원들과 공모했을 리도 없고, 그 정보를 흘렸을 리도 없고, 또 다른 경로로 피해자가 그쪽 출입문을 통해 본관으로 들어가려 한다는 정보를 민가협 회원들이 미리 빼냈을 가능성도 없는 것 같다.
처음 보도에 비해, 피해자가 입었다는 고통에 비해 현재까지 의학적으로 표현되는 상해의 부위와 정도도 조금은(?) 덜한 것 같다. 가장 중요한, 범죄의 핵심인 고의성과 관련된, 더군다나 여러 사람이 공범으로 거론되는 범죄라고 공모의 시점과 가담범위와 정도도 처음 보도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사전에 철저하게 기획된 사건이라기 보다는 우발성이 좀 더 강한 것 같고, 나아가 폭행의 경위에 대한 진술이 워낙 엇갈리기 때문에 딱히 사건이 이렇다라고 단정짓기는 곤란한 사건이 돼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피습사건과는 사건의 경위나 도구나 사건직후 피해자의 태도가 너무나 다르다는 점도 사건을 이해하는 데 또다른 한 요소가 되는 것 같기도 한데...
그럼에도 이미 언론의 1신은 긴급보도의 형식을 빌어 엄청난 사건인 것처럼 보도되었고... 이렇게 본다면, 아무래도 보수언론이 사건의 초기판단을 잘못 했거나, 기사의 경중판단을 잘못 짚었거나 이러지 않았을까. 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형사정책학에 피해자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사건을 이해하는 데는 피해자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학문적 표현이다. 오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굳이 중언부언 하게 될 수밖에 없다. 피해자의 말을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피해자성이라는 관점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실 혹은 신뢰 혹은 책임 정도 등을 정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학문의 한 분야이다. 실체적 진실을 정확히 밝히고, 피해자성을 정확히 추려내는 것이 가해자에게 적정한 그리고 꼭 필요한, 때로는 엄격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다시 중언부언하자면, 피해자를 통해서 가해자를 이해한다면, 또 다른 한 설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일부 보수언론이 어쩌면 이 사건의 덫에 걸린 게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서둘러 이 사건이 잊혀지기를 바라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된다면, 맨 처음 보도태도와는 180도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희망 아닌 희망이 생겨나기도 한다. 봄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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