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음성메세지가 왔다는 표시가 떴다.
실은 난 음성메세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음성메세지를 들으려면 전화 통화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기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통화 요금을 꽤 많이 내야 한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통신회사들에게 쓸데 없는 돈을 지불한다는 생각이 들면 좀 화가 난다.
여튼, 그런 이유 때문에 좀 찌푸리면서 음성통화 번튼을 눌렀다.
비밀번호를 누르고
또 1번을 누르고... 이 게 다 돈이다.ㅠ.ㅠ
전화기에서 들리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대학 여자 동기였다.
"광수야, 너 결혼했다는 소식 들었어. 소식 들은지는 꽤 됐는데 망설이다가 이제야 전화를 한다. 결혼 축하해...."
뭐, 이런 내용이었다.
이렇게 퐝당할데가 있나?
세상에 만상에 내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니.
100분 토론에 나와서 만천하에 게이라고 밝힌 내가 결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단다.
어머머, 얘.
너 왜 자다가 봉창, 아닌 밤중에 홍두께, 우물에서 숭늉이니?
종로 3가 포장마차 아저씨도 봤다는 100분 토론을 안 본 모양이로구나?
어쩐다?
메세지를 들었지만
바로 전화를 하지는 않았다.
전화해서 뭐라고 할지 몰라서 였다.
전화로
"난 게이야. I'm gay." 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렇다고 만나서 얘기하는 것도 싫었다.
인생에서 제일 바쁠 것으로 사료되는 이 시점에 나는 게이라고 말하기 위해
내가 결혼했다는 소식은 잘못 된 거라고 말하기 위해 만나러 가기는 싫었다.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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